흔히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런데 개발자에게는 아닌 것 같다...

물론 혼자 설계하고 개발한다면 모를까...

어떤 집단이나 회사에 소속되어 일할때...나이로 인한 문제를 겪게 된다..

 

개발자를 구한다고 해서 이력서를 보내면...

아직도 그나이에 코딩을 하느냐고 묻거나...

아니면 아예 코딩을 안하는 개발자로 인식해버린다...

 

물론 우리 개발자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개발자가 어느정도 나이가 되면 개발코딩보다 관리에 치우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그게 참 안타깝다...

비록 손은 느릴지 몰라도...

 

경험과 기술은 아직 젊은 친구들 못지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더 빠른 시간에 더 나은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무지 많다...

 

혼자서 사이트 하나 정도는 회사 젊은 직원들보다 2배이상 빨리 개발했고...

처음 사용했던 c# winform으로 블럭노리를 개발하기도 했다...

 

또한 우편번호를 OpenAPI로 개발도 해보고

직접 DB를 설계한 다음 튜닝과 모델링을 거쳐서 600만건이 넘는 신주소를 OpenAPI만큼 빠르게 검색하도록 만들기도 했다...

 

비록 ASP였지만 XML, XSLT를 이용하여 좀더 편리하게 게시판을 생성하고 메뉴를 관리하고

사용자 등급에 따른 처리를 하는 사이트를 만들어서 성남시청, 패션넷코리아, 예술경영지원센터.. 그외 무수한 사이트를 혼자서 개발했지만....

 

역쉬 나이는 어쩔수 없나보다....

물론 나이에 따른 연봉의 문제도 있지만...

 

나이 먹고 코딩한다는 이유로...

그리고 나이 때문에 개발자로 취업하기가 바늘귀처럼 좁다는 것을 느끼면서

세월무상을 느껴본다...

 

우리나라 개발자들이여...힘내세요...

그래도 그 많은 경험과 기술과 실력은 대한민국의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으니깐...

 

그리고 나이가 아닌 개발실력으로 평가될 수 있는 개발 환경이 정착되어 보길 감히 기대해본다...

 

이제 솔루션 개발(c# WinForm)에 매진해 볼 생각이다...

블럭노리에 문자서비스를 붙이고 전자상거래도 붙여볼 생각이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솔루션 개발을 진행해볼려고 한다...

 

또한 CMS관리 프로그램을 좀더 구체화해서 소스를 공개해볼까 한다...

그리고 최근에 설문조사를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설문 생성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조금 후에는 이것 또한 공개를 해볼려고 한다...

 

물론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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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입문할때의 일이다.


대학 다닐때 배운 FORTRAN, COBOL, Turbo C, Borland C를 조금씩 한게 전부인 내게 MFC1.5는 너무 생소했다.
내가 해본것은 MS-DOS프로그램이 전부였는데 Windows3.1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거였다.
한국CNA라는 회사였다.
모두들 파견을 나가고 회사에는 사장님과 경리와 나 이렇게 셋만 있었다.

 

처음 사장님에 내게 내린 미션은 Graphic Editor을 개발하라는 거였다.
선, 사각형, 삼각형, 원, 타원 그리고 자유곡선을 그리는 툴을 개발하라는 거였다.
그리고 내가 각 객체들의 형태를 기억하고 자유롭게 이동시킬수 있도록 하라는 거였다.
정말 막막했던 것 같다.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고 책에는 선, 사각형, 삼각형, 원 정도는 나와있었다.
자유곡선을 그리는 것까지는 어떻게든 했는데
각 객체들의 형태를 기억하고 이동시키는게 문제였다.
선, 사각형, 삼각형, 원은 두점만 기억하고 있으면 이동 후 다시 그릴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자유곡선이었다.
두점이 아니라 변화되는 모든 점들을 다 기억하고 있어야 했다.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사장님이 준 시간은 15일...그러나 다른것은 다 했든데 자유곡선은 처리를 못했다.
그날부터 오전에는 야단을 맞고 언제까지 다 할 수 있냐고 혼나고
이제 그만 프로그래머 욕먹이지 말고 그만두라는 소리를 하루에 4시간 이상씩 들었다.
정말 그만 두고 싶은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심지어 누구하나(나 빼고 사무실에는 두명밖에 없었지만) 출근했는지 퇴근했는지 관심도 안줬다.
밥을 같이 먹자는 이야기도 안하고 당신들끼리만 먹고 왔다.
마치 빨리 프로그래머 그만두라고 하는 것처럼...

 

그러다가 증권전산에 계시는 선배(정확히는 나이 동갑인 여자 과장님, 나이 어린 사수님)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랬더니 미적분을 사용하면 될거라고 했다.
그게 전부였다.
결구 다른 분에게 다시 물었다
MSDN을 참고하란다.
그게 전부였다.

 

그 말이 오히려 포기가 아닌 오기를 만들었다.


결국 서울서 부산을 오가는 밤기차를 이용해서 개발잘한다는 분에게 배우고 또 배웠다.
월급도 잘 안나오는 회사였는데 누나에게 오히려 용돈을 받아가며 배워서 결국은 만들었다.
다 만드는데 아마 1달은 더 걸린것 같다.
그런 다음 사장님에게 보여줬더니 하신 말씀이....
"그래"
그게 끝이었다.

 

증권전산에 계시는 선배는 그제서야 자기들이 만든 소스 하나를 던져준다.
너무 간단했다.

 

"이런 젠장"

 

이때부터 난 프로그램머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던 어느날 파견나가 있던 선배들이 모두 들어왔다.
회의 겸 잡담시간이었던 것 같다.

여자 과장님이 내게 묻는다...


"노을씨(편의상 이름대신 썼다...이해를) MFC1.5에 대해서 이제 좀 알겠어요?"

내 대답은
"네 이제 좀 알것 같습니다"
였다.

 

그런데....
내 바로 직속 사수(그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었다. 그리고 회사에서 천재라고 할 정도로 개발에 귀재였다)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대답이 너무 기가 막혔다.
"100미터 전방에 MFC출발선이 있는것 같은데 아직 출발선이 안보입니다"

이런...뭐야...

 

그런데 그보다 더 경력이 오래된 분에게 묻는데 대답이 더 가관이다
"뿌연 안개속에 MFC가 있는것 같은데 아직 잘 안보입니다"

 

젠장...내가 가장 똑똑한거잖아...

 

그날 이후로 난 심각해졌다.
그리고 열심히 MFC와 씨름을 했다.
사수가 정해지고 사수를 따라 파견나가서 증권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알았다.
정말 난 멍청했다고...바보였다고...
너무 모른다고....내가 프로그래머가 아니라고....

 

어떤 선배는 자기가 개발한 것을 파는데 남이 개발한것을 공짜로 쓰면 안되다고 개발툴, OS를 전부 자기 월급으로 사는 사람도 있었다.

전부 프로들이었다.

 

난 개발자도 아니었다...초보 프로그래머라고 하기에도 챙피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배워가면서

처음 어슬프게 오기니...자만이니 했던것을 다 내려놓았다...

 

그게 나를 프로그래머가 되게 한 첫 사건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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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에겐 흔히 아집과 곤조가 있다고 한다

 

예전에 오히려 근성이 있다고 했었는데

요즘은 그냥 곤조가 있다라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듣는다

 

즉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어 있는 것 같다.


근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 쓰는 행동인 것 같다.

 

많이 알지 못하고 자신이 없을때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
모른다고 하는것은 싫고
그렇다고 잘하지도 못하고...
그러니깐... 곤조가 또 발동한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보호막을 치고 싶을 때 그러는 것 같다.
특히  수명이 짧다고 느낄때...
어떻하든 지금 뭔가를 해야 한다고 느낄때...
어차피 개발자 수명이 짧으니깐 임팩트있게 대처하자...

 

뭐 이런 생각을 할때
아집과 곤조가 나오는 것이 아닐까...

 

사실 옛날 개발자들은 그런게 없었던 것 같다...
단지 자신이 만든 솔루션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강하게..

 

어렵게...힘들게...정성들여서...그리고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게...

 

그런데 요즘은

시간맞춰서...일단은 완성하고 보자 뭐 그런게 강해서
자부심보다 아집과 곤조를 보이는것은 아닐까...

 

사실 요즘 개발할려는 친구들도 잘 없지만
개발하는 친구들도 보면 개발을 사랑해서라기보다
그냥 일자리가 없어서 이거라도 할려고 하는 느낌이 드는것은
나만 그런것일까..

 

밤새워 일하고
밤새워 연구하고
밤새워 토론하고

 

그리고 개발한 후의 기쁨을 만끽하고...
스스로를 대견하게 느끼고...

 

뭔 그런 시절이 있었다...
월급도 못받으면서 밤새 일하고도 뭐가 그리 좋은지...

그 자부심으로 산적도 있는데...

 

요즘은 오로지 편함과 돈인것 같다...
모르면 밤새워 MSDN사이트를 뒤지고...
샘플소스를 찾아 전국의 개발선배들을 찾아다니던 시절이 있었는데....

 

씁쓸한 개발자의 변천인것 같아서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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